세그윗(SegWit)이란? 비트코인 속도를 높인 핵심 기술 설명

세그윗(SegWit)이란?

 

“비트코인 수수료가 왜 이렇게 비쌀까?”
“왜 이렇게 전송 속도가 느리지?”

이런 의문을 한 번이라도 가져본 적 있다면, 그 해답은 바로 이 기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.
오늘 소개할 주제는 바로 세그윗(SegWit)입니다.
비트코인의 속도와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등장한 혁신적인 해결책이죠.

---

세그윗(SegWit)이란 무엇인가요?

세그윗(Segregated Witness)는 한국어로 번역하면 “분리된 증인”이라는 뜻입니다.
조금 더 기술적으로 말하면, 비트코인의 트랜잭션(거래) 중 일부 데이터를 블록 외부로 분리하는 방식을 말합니다.

여기서 ‘증인(witness)’이란, 트랜잭션의 서명(signature) 데이터를 의미합니다.

이 서명은 거래의 진위 여부를 증명하는데 필요하지만, 실제로 코인을 보내고 받는 데엔 직접적인 영향이 없습니다.

 

그래서 개발자들은 생각했죠.
“서명을 굳이 블록 안에 다 넣을 필요가 있을까? 바깥으로 빼면 더 많은 거래를 담을 수 있지 않을까?”

이렇게 해서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세그윗(SegWit)입니다.

---

세그윗(SegWit)의 원리 – 공간 절약의 기술, 그 구조화 메커니즘의 해부

비트코인이 마주한 첫 번째 장벽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.
"공간이 부족하다."

디지털 자산의 세계에서 공간이란 ‘용량’을 의미합니다.
이 ‘용량 문제’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기술이 바로 세그윗(SegWit)입니다.
하지만, 그 원리는 단순한 ‘데이터 줄이기’가 아닙니다.
이제부터 세그윗이 어떻게 공간을 절약하고, 왜 그 방식이 혁신적인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.

---

1. 비트코인 블록의 구조 이해하기

먼저, 비트코인의 트랜잭션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.

• 입력(Input): 누가 코인을 보내는지
• 출력(Output): 누구에게 코인을 보내는지
• 서명(Signature): 해당 거래가 유효한지를 증명하는 디지털 서명

이 중에서 서명(Signature) 데이터는 전체 트랜잭션의 약 60%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큽니다.

이 말은 곧, 하나의 블록에 포함할 수 있는 거래 수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이 서명 정보라는 뜻이죠.

---

2. 서명을 ‘밖으로 분리’한다는 발상의 전환

세그윗의 핵심은 간단하지만 혁명적입니다.
“서명을 블록 내부가 아니라 블록 외부로 분리하자.”

이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져옵니다:

• 기존 블록 크기(1MB) 내에 더 많은 거래 정보를 담을 수 있게 됨
• 실제 서명 데이터는 별도의 witness 필드에 기록되어 블록의 본체에서는 제외
• 체인 전체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도 ‘실질적인 확장’ 효과 달성

쉽게 말해, 원래 블록에 트랜잭션 본문만 남기고, ‘보증서(서명)’는 따로 보관하는 방식입니다.
책의 본문과 주석을 분리해, 한 페이지에 더 많은 내용을 넣는 것과 유사합니다.

---

3. 새로운 계산 방식: ‘가중 블록 크기’의 도입

세그윗이 단순히 데이터를 외부로 옮기는 수준이었다면, 그것만으로는 큰 효과가 없었을 것입니다.
진짜 마법은 여기서 발생합니다.

세그윗 도입 이후, 비트코인은 블록 크기 계산 방식에 ‘가중치(Weight)’ 개념을 추가했습니다.

• 기존 데이터 = 4배 가중치
• witness 데이터(서명) = 1배 가중치

즉, 서명을 witness 영역에 분리해서 담으면 실제로는 더 많은 거래 데이터를 넣을 수 있는 구조가 되는 겁니다.
이 덕분에, 이론적으로 최대 4MB까지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.

요약하자면:

• 기존 방식: 1MB 한도 = 거래 수 제한
• 세그윗 이후: 이론상 최대 4MB까지 처리 가능

이것이 바로 세그윗이 **“공간 절약의 기술”**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.

---

4. 실질적인 효과는 얼마나 있었을까?

세그윗 도입 이후,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몇 가지 뚜렷한 변화를 겪었습니다.

 

📌 거래당 수수료 감소

서명이 블록 외부로 나가면서, 전체 블록에 포함되는 거래 수가 증가했고, 수수료 경쟁이 완화되었습니다.

 

📌 트랜잭션 처리 속도 증가

한 블록에 더 많은 거래가 들어가니 검증 시간은 단축되었고, 네트워크 병목 현상도 줄었습니다.

 

📌 라이트닝 네트워크 준비

세그윗은 단순한 공간 최적화가 아니라, 2차 확장 기술(라이트닝 네트워크)의 기반 인프라 역할도 수행합니다.
서명 정보의 분리는 거래 확정 방식의 유연성을 높였고, 오프체인 기술 적용을 수월하게 만들었습니다.

---

5. 세그윗이 없었다면? 상상해보기

• 블록당 거래 수는 여전히 제한적이었을 것입니다.
• 수수료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겠죠.
•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도 훨씬 어려웠을 겁니다.
• 그리고 비트코인은 ‘속도 느리고 불편한 자산’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.

세그윗은 비트코인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던 기술적 병목을 부드럽게 해소한 혁신적인 해법이었습니다.

---

세그윗은 하드포크가 아닌가요?

많은 분들이 이렇게 질문합니다:
“이 정도면 큰 변화 아닌가요? 하드포크 아냐?”

정답은 아닙니다. 세그윗은 소프트포크입니다.

• 하드포크: 기존 버전과 호환되지 않음 (체인이 두 개로 갈라짐)
• 소프트포크: 기존 버전과 호환됨 (기존 체인 내에서 규칙만 변경)

즉, 세그윗(SEgWit)을 도입한 노드와 도입하지 않은 노드가 함께 네트워크에 존재할 수 있는 구조였기에, 블록체인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.

---

세그윗의 도입 – 쉽지 않은 여정

세그윗은 2017년 8월,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정식으로 적용되었습니다.
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.

왜냐하면,

• 일부 채굴자들과 거래소는 세그윗(SegWit) 도입에 반대했고,
• 이로 인해 커뮤니티가 갈등을 겪었으며,
• 결국 세그윗을 둘러싼 논쟁 끝에 발생한 것이 바로 비트코인 캐시(BCH)라는 하드포크였습니다.

결론적으로 세그윗(SegWit)은 성공적으로 도입되었고, 현재 많은 지갑과 거래소가 세그윗 주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.

---

 

세그윗(SegWit) 주소는 어떻게 생겼나요?

기존 비트코인 주소는 보통 1 또는 3으로 시작합니다.
하지만 세그윗 주소는 **‘bc1’**으로 시작합니다.

예시:

• 일반 주소: 1A1zP1eP5QGefi2DMPTfTL5SLmv7DivfNa
• 세그윗 주소: bc1qar0srrr7xfkvy5l643lydnw9re59gtzzwf2z2

세그윗 주소를 쓰면 거래 수수료가 더 저렴하고, 처리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에 지금은 대부분의 지갑이 이를 기본 옵션으로 제공합니다.

---

마무리: 세그윗(SegWit)은 비트코인의 진화다

세그윗은 단순한 기술 개선을 넘어, 비트코인의 사용성과 미래 확장성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.
그런데 흥미로운 점은, 이런 큰 변화조차 기존 네트워크와 충돌 없이 이뤄졌다는 것이죠.

 

이제 여러분은 뉴스에서 “세그윗 적용율 증가” 같은 기사가 나와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나요?

---

참고 링크 : 

1.  비트코인 하드포크(Hard Fork)란 무엇인가?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는 핵심 가이드

2. 신뢰 없는 신뢰: 왜 사람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을 믿을까?

3. 비트코인의 진짜 속도는 ‘라이트닝 네트워크’에 달렸다?

4. 『기독교의 발흥』으로 읽는 비트코인의 확산 이유

5. 변제의 최종성과 불가역성: 비트코인이 바꾸는 채무 변제의 패러다임